일단 윤기는 태어날 때 부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겉으로 보면 평범하지만 사소한 것에서 다른사람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렇게 잘 어울려다니고 싶어하지 않는 타입임. 어디를 맞으면 괜히 그 타이밍에 아픈척하기도 싫고 괜히 안아프다고 하면 가오잡는다고 욕하는것도 싫어서. 그래서 혼자다니긴하는데 사실 혼자다녀도 자기가 어디 부딪힌 기억이 없는데 허벅지에 손바닥만한 피멍이 들어있다거나, 아니면 어디에 잔뜩 긁혀서 피가 굳어있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건 자기도 나중에 알고 혹시 다른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건 아닐까 좀 걱정하지만 딱히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님. 대신 주의해야 하는 건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함. 어디가 부러졌다거나 출혈이 있는 상태로 그대로 돌아다니면 안되니까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허여멀건한게 병원 들락거린다고 병약한 애로 보겠지. 실은 자존심도 엄청 강하고 여느 남자애들과 다른거 하나 없는데 애들이 알아서 열외시켜주니까 윤기는 어휴, 그냥 일크게 만들지 말자. 하고 병약코스프레나 하고 벤치에 드러누워있음.

근데 어느날 일진애들이 교실에서 바늘주웠다고 바늘가지고 장난치면서 뺏으려고 하다가 윤기 등에 콱 박아버린거ㄷㄷ 윤기는 애들이 갑자기 조용하니까 뒤돌아서 무슨 일 있나 확인하고 다시 엎드려서 잠. 정말 아프게 박혔는데 그것도 모르고 윤기는 그 바늘을 등에 박은 채로 있으니까 존나 기겁한 일진들이 애 등에 바늘을 뺄 생각도 못하고 존나 신기한 것 처럼 봄. 뭐야 이 새끼? 하다가 갑자기 신기한 듯이 모여서 관찰하니까 윤기는 주위가 어수선해져서 스르륵 일어나는데 뒷자리 애들이 야 너 등에 바늘 안아프냐? 물어봄. 윤기는 등에 무슨 일이라도 당했나 존나 불안해하는데 전혀 아무런 감각도 없으니까 뭔말하는지 1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있고. 여차저차하다가 뒷문으로 들어온 담임이 윤기 바늘보고 기겁하고 윤기 양호실로 데려가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는데 그 이후로 애들이 연필 표족한거나 칼로 찔러도 애가 미동이 없으니까 이새끼 장애있냐면서 웃긴새끼네? 하고 괴롭힘. 압력이랄것도 없이 막 어디 가져다 일부러 박게 해도 아파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는데 거기서 뭔가 가학성을 느끼겠지. 이새끼는 티안나게 괴롭히면 괜찮겠다 싶은거.

윤기가 하지말라고하면 이게 어디서 지랄이냐고 배를 발로 차거나 허벅지를 때리거나 이러니까 몸은 항상 멍들고 교복,체육복에 가려져있고 애도 아픈티를 안내는데 이제 의사선생님만 항상 정기검진 받는 애가 멍이 심각하게 늘어서 오고 이건 인위적으로 했다는게 확실한 건데 윤기는 그냥 엄마아빠가 자기때문에 항상 불안속에서 살던게 너무 미안해서 학교를 졸업할때까지만 어떻게 잘 버티면 되겠지. 하고 넘겨버림. 선생님한테도 별거아니라고 그냥 어디가다가 부딪힌거라고 둘러대고...

그리고 윤기는 딱히 털어놓을 구석이 없었음. 옆반에 그냥 알고지내는 애가 몇 있는데 그건 동아리활동때문에 인사만 하는거고 보통 걔네들도 쉬는시간까지 공부한답시고 윤기한테 찾아오지도, 그렇다고 윤기도 걔네를 찾아가지도 않으니까 딱 괴롭히기 좋은 타입이었음. 그대신 윤기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만 정신적인 타격은 심각하게 입겠지. 고통을 알지 못하더라도 자기 몸에 세겨질 멍이 떠오르니까 본능적으로 움찔거리는데 걔네들은 윤기더러 고통도 못느끼는 새끼가 아픈척 존나한다면서 더 심하게 굴고. 지나갈때마다 윤기가 앉은 의자를 발로찬다던가 하는데 반 애들중에서도 아무도 말리지를 못함. 그런데 윤기가 고통을 못느낀다는 소문이 교내에 좀 퍼져서 장난끼많은 애들도 윤기한테 다가와서 야 너 진짜 어디 부러져도 그런거 못느끼냐? 물어보고 윤기가 대답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사람이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지 시발련아. 툭 치고 가는 새끼들이 생김. 이제 같은 학년이 아니라 다른 학년 놈들도 좀 긴가민가하게 애 쳐다보고 가고. 일진새끼들은 쟤 내 따까리인데 존나 때려도 모른다고 떠벌리고 다니고 완전 최악일듯.

그래서 윤기가 참고 학교 다니다가 2학년 말쯤 학교를 갑자기 안나오면서 자퇴했다는 소문이 돌게됨. 괴롭혔던 애들은 이새끼 누구한테 찔러서 우리 다 좆되는거 아니냐고 불안해하는데 윤기는 생각외로 조용히 자퇴하고 수험생활을 집에서 한 다음에 보란듯이 대학 입학하겠지. 고등학교때 애들 사이에서는 민윤기 어디대 들어갔다더라 나같아도 괴로워서 그렇게 하겠다. 이런 소문이 돌고 그냥 말겠지. 학창시절에 특이한 병 가지고 있던 찌질이 1 일뿐이었음. 윤기는 대학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숨통이 트였지만 자기가 자퇴를 하면서 부모님 사이에 갈등이 좀 심해지고 이혼을 하니 안하니 하고 있게됨. 윤기가 아프니까 항상 미안해하면서 살던 부모님들이 윤기한테 불화도 숨기고 그러다가 이제 더이상은 참기 힘든거지. 윤기는 다른사람에 비해 항상 병원신세를 배로 져야하고 엄청 어렸을 땐 애가 절뚝거리길래 병원에 가서 보니까 다리가 부러져있는데 고통을 못느껴서 골절을 뒤늦게 발견하고 그런적이 많았음. 사실 그런걸 생각하면 윤기는 그런 부모님이 힘들어하시는거 백번 이해가되는데 속에서는 썩어 문드러지겠지. 자기가 왜 태어났나 싶고.

그래도 윤기가 스무살 넘고 어느정도 자립해서 혼자 해결하는게 많아지니까 부모님도 안심이 되고 사이가 좀 괜찮아졌음. 그래서 윤기는 병적으로 더 자기 상태를 알리기 싫어하고, 심지어 자기 감정같은 걸 알리기를 꺼려하게됐음. 부모님은 윤기가 무뚝뚝하고 소심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하고 계시는데 윤기는 어렸을 때 부터 자기 다치는 거에 민감하고 집안의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달라졌으니까 병적으로 자기를 숨기게된거임. 그래서 학교에도 혼자다니고 항상 앞자리에 필수가아니면 학교행사에 불참하고 혼자 자취방가서 공부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떼움. 얼마나 존재감 없이 살았냐면 과대조차 아 이런 애가 있었냐? 얘 어짜피 행사 안나오니까 물어볼 필요 없겠지. 하고 예외시킬정도? 그래도 윤기가 공부머리는 괜찮아서 장학금받으라고 아주 가끔 과대한테 연락옴.

그리고 가끔 공강시간에 과방 구석진 곳에서 잠들었다가 수업시간쯤 일어나서 말없이 빠져나가는데 2학년때쯤 후배들이 저런 선배도 있었나? 할 정도였음. 윤기는 체질상 군대는 이미 면제니까. 그런데 이제 같은 지역으로 있다보니 고등학교 때 윤기 괴롭혔던 애가 재수해서 윤기네 학교 온거임. 윤기는 모르고 있었다가 전공수업때 같은 분반으로 만난건데 갑자기 얘가 아는척하니까 윤기가 한번 쳐다보다 몸이 딱 굳은거. 도망칠거면 제대로 하던가^^ 하는 얼굴에 그냥 무시해버리고 수업듣는데 그때 자기 몸을 파괴하듯 때리던 애였으니까 본능적으로 벌벌 떨리는거야.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데 신입생으로 들어온 애들중에 남준이가 윤기 계속 쳐다보고 있는거. 윤기가 수업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먼저 빠져나가니까 뒤에서 낄낄거리는 새끼 무시하고 윤기 뒤에서 자기도 모르게 쫓아가는데 윤기가 뭔가 계속 위태로워서 신경이 쓰임. 그러다가 다리 풀려서 주저앉은 윤기에 놀라서

괜찮아요?

물어보면서 어깨를 딱 잡는데 벌벌 떨리는게 다 느껴짐. 그순간 윤기가 자기 손 떼어내더니 괜찮습니다. 하고 그냥 갈길 감. 근데 윤기랑 자기 동기랑 사이가 심상치 않은거. 그래서 그냥 술자리에서 툭 던지듯 너 민윤기선배랑 옛날에 무슨사이였냐? 묻는데 얘가 자기 사실 재수해서 들어왔는데 그때 같은 반 친구였다고. 중간에 자퇴해서 많이는 같이 못있었는데 이번에 만나서 잘됐네. 하고 씨익 웃으니까 뭔가 반갑다라기보다 그냥존나 괴롭히고싶어서 안달난 사람저럼 웃는거보고 더 신경쓰임.

그리고 걔가 집요하게 윤기네 집 알아내서 윤기가 수업 끝나고 집에들어가려고 집 비번 누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휙 팔목 잡더니 안녕? 하고 인사하는데 그새끼인거. 놀라서 팔 뿌리치고 뭐하는짓거리냐고 물으니까 얘가 낄낄 웃으면서 즐겁게 지내보자^^ 하고 그날은 물러섬. 남준이는 윤기랑 조별과제 같이 하면서 그냥 연락처만 주고받고 힘든 문제생길때마다 선배 이런건 어떻게 처리하는거에요? 하면서 자주 톡 나누는 후배정도로만 지내겠지.

근데 그 이후로 민윤기네 집 술처먹고 발로 차고다니고 민윤기 번호 알아내서 야 니네집 비번 알려주면 안되냐? 우리 옛날에 친했잖아. 이러니까 윤기는 존나 어이가 없는데 상대도 하기 싫어서 그냥 무시하겠지. 시발 고등학교 졸업한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그때 생각하냐면서. 거기다 윤기 스토커짓까지 하니까 신경쓰이는데 이새끼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는거. 그래서 작작하라고 경고하는데 또 막상 그새끼는 내가 뭘? 하면서 윤기 정신적으로 괴롭히고. 그새끼는 아는거지. 민윤기를 무너트리려면 때리는건 감각이 없으니까 감흥이 없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해서 결국엔 자기한테 제발 그만해달라고 비는거.

근데 윤기는 옛날일 전부 잊었으니까 좋은 말 할때 꺼지라고 하니까 어? 이새끼봐라ㅋㅋ 하면서 윤기 집들어갈때 따라들어가서 위협하니까 본능적으로 떠는 윤기 보면서 봐, 넌 나한테 뭣도 안되는 새끼야 그치? 니 주제에 날 무시한다고? 지랄하고 있네. 하면서 윤기 때리려고 달려드니까 갑자기 집으로 따라들어온 남준이가 뒤에서 그새끼 발로 차는거지. 확신할수가 없어서 계속 뒤에서 지켜보다가 정말 큰일난다 싶으니까 그냥 냅다 발로 까버린건데 남준이가 덩치도 있고 힘도 쎄니까 나가떨어져서 아!!시발!!!! 하고 쳐다보니까 김남준인거. 너 시발 왜 여기있냐면서 그러니까 김남준이 존나 정색하면서 야 지금 뭐하는거냐? 하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상관말고 꺼지라고 그쵸 민윤기 선배? 하니까 남준이가 윤기 쳐다좀. 윤기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 남준이가 참견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니까. 근데 윤기가 대답이 없는거. 둘다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데 이 일이 다 자기탓인것같고 괴로워서 그냥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싶어하는데 모두가 대답을 요구하니까 윤기가 벌벌 떨면서 대답도 못하고 있는데 남준이가 갑자기

힘들면 말해요. 저 개새끼 내가 죽여버릴거니까.

윤기가 입을 달싹거리는데 남준이 눈 보니까 진짜 당장이라도 달려들듯 하는거. 그래서 윤기가 날...날 밖으로 데려가줘... 라고 답할듯ㅠ 자기는 고통을 모르지만 그러는 만큼 자기가 남들한테 주는 고통이 너무 무섭고 그랬었음. 남준이는 원하는 대답이 아니지만 힘풀린 윤기 데리고 나가고 그 이후로 윤기 주변에 계속 붙어다니면서 그 새끼가 윤기한테 접근하려고하면 너 학교생활 조지는거 경험하고싶지? 하면서 으르렁대니까 윤기는 그나마 남준이가 있으니까 다행이다 싶으면서 남준이한테 너 왜 나 따라다녀? 물어볼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내는데 남준이가 윤기한테 그러겠지.

따라다니고싶어서 따라다니는거니까 신경쓰지마요.

그러는데 뜨끔한 윤기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과제하기 시작하니까 피식 웃은 남준이가 옆에서 자기도 과제 시작하고 저녁쯤에 도서관에서 나와서 자취방 들어가려고하는데 윤기가 처음으로 남준이한테 혹시 밥 먹고 갈래? 하고 물어보는데 남준이가 아뇨 괜찮아요. 집에 일찍 가봐야하거든요. 그리고 저 쿠폰생겼는데 영화 같이 볼래요? 이럼. 근데 사실 윤기가 남준이한테 식사 권유하면서 자기통장 바닥난거 생각을 좀하고 있었음. 알바를 가불받아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남준이가 저렇게 단칼같이 자르니까 무안하기도하고 뭐, 돈생기면 그때 사주지 뭐. 하는데 남준이가 형 싫어서 그런거 아니에요 진짜 집에 일이 생겼거든요. 하고서 윤기집앞에서 손흔들겠지.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해요 알았죠? 하고 돌아서 감.

그 이후로 남준이는 윤기가 뭘 원하는지 어떤상태인지 감쪽같이 알아채서 다 충족시켜주는데 또 고마워하면 남준이는 별거 아니라는듯이 하니까 애매하게 되어버림. 그래도 고마우면 오늘 학식 같이 가요! 하고 학식가서 저렴한거 먹고 나와서 영화보러가거나 도서관가서 같이 공부하고. 윤기는 아는 동생이 생긴거라기보다 자기 보호자가 생긴 느낌이라서 부담스러운 거, 편안한거 반반이 됨ㅠ 그때마다 남준이는 부담스러우면 형이 코인노래방 쏴요 저 돈이 다떨어졌는데 노래방가고싶어요 하면서 윤기도 남준이한테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거 안하게만들고. 좀 되게 미스테리했음. 그래도 남준이가 좋은 사람이니까 윤기가 남준이를 좋아하게되는데 한번 인정하니까 온통 남준이만 보면 버벅대는거. 자기가 평소에는 병적으로 다치는거 싫어하고 다칠 위험요소를 잘 휙휙 피해다녔는데 과사 가는길에 넘어지질않나 책상에 머리를 박질않나 문짝 모서리에 새끼발가락 찍히고 난리가남. 근데 남준이를 그날따라 저녁쯤에 처음 만났겠지.

남준이가 윤기 보자마자 그자리에서 굳어서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어쩔줄을 몰라하는거. 그래서 윤기가 뭐냐고 쳐다보니까 남준이는 어, 형. 그게요. 어... 잠,잠시만요. 하다가 심호흡하고 이제 괜찮아요. 하고 갈길가는거ㅋㅋ 윤기는 쟤가 미친건가? 싶다가 남준이 등 보면서 쟨 등도 넓냐... 하는데 또 남준이가 그 타이밍에 흠칫 놀라서 앞서가려는거 굳이 윤기옆에 서서 같이감. 윤기는 어디가려고? 하고 물으니까 남준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그,그러게요. 하면서 삐그덕댐ㅋㅋ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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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ip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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