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만들어주고싶어서 듬뿍 사랑주는썰


1.

지민이는 강아지야. 몸집이 유달리 작고 태어날 때 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남은 눈은 시력이 많이 안좋아서 항상 형제들 뒤꽁무니만 킁킁거리면서 졸졸 쫓아다녀. 어디 언덕에서 구르고 그러니까 형제들이 지민이를 챙겨주는데 지민이는 도와달란 소리 안하고 어떻게든 형제들처럼 뛰어다니면서 놀고, 먹을거 얻어먹으러 다닐 수 있을까 계속 노력하니까 형제들도 별말 안했어. 자기들 다 먹고 남은 음식 준다거나 히는데 자기들이 육안으로 아 저건 상한거다. 싶은건 무시하고 갈수 있는 애들에 비해서 지민이는 앞이 잘 안보여서 냄새 이상해도 이게 뭔지를 몰라서 그냥 먹고 아프기도 엄청 많이 아팠어. 토하거나 쓰러져서 며칠을 누워있기도 했는데 형제들은 솔직히 낙오된 지민이가 먼 길을 돌아다니거나 지민이때문에 계속해서 차질이 생기니까 첫째가 애를 두고 이동하기로 제안해. 태어나고 얼마 안돼서 떠돌아다니기 시작했으니까 다들 길위의 생활은 수준급인데 지민이만 어린애처럼 계속 챙겨주는것도 자기들 생존을 위해서 어쩔수없다고 생각하는거지. 지민이는 시각이 둔한대신에 청각이 민감해서 그렇게말하는게 들렸지만 뭐라 할 방법이 없었어. 자기가생각해도 자기를 이미 버렸을것 같거든. 지민이는 형제들을 미워하지 않았어. 오히려 혼자 남겨져도 받아들일 즌비를 했어. 지민이 한쪽 눈은 회색이라서 사람들이 눈병신이라고 놀리고 발로 차니까 애가 스트레스로 털도 듬성듬성 빠지고 피부질환까지 생기니까 형제들에 비해 엄청 나이든 개처럼 보였어.


2.

그런데 나머지 형제들은 우리 막내 어떻게 혼자 두고가냐고 지금까지 잘지냈지 않냐고 그러는데 첫째도 사실 지민이 두고가기 싫은데 동물 혐오범죄가 너무 많이일어나는거야 저번에는 자기가 친한 개도 죽고 거기다 동네가 재/개발로 난리가 나서 사람들이 자기들한테 화풀이하곤 했으니까 이제 도저히는 여기서 못살겠는거야. 우리끼리 뭉쳐서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형제들도 밥은 2,3일 기본으로 굶고 다니니 어쩔수가없는거야. 그래도 우리 지민이 데리고 올 수 있을만큼 데려가자고 저대로 죽게내버려둘수없다고 그러는데 결국 지민이도 형제들을 따라서 지역을 옮기려고 해. 작은 읍내를 벗어나서 소도시가 나올 때 까지. 지민이는 가는길에 계속 헉헉대도 형제들이 있으니까 갈수있겠다 싶으니까 힘들단 소리 한번도안내고 꾸역꾸역 가겠지. 어디 뒤쳐져서 잃어버리기는 죽어도 싫으니까 지민이한테는 마지막 생명줄이 형제들이었던거야.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걸어가면 부모님 차탄 어린애들이 저 꼬질꼬질한거 보라면서 장난감총으로 맞추고 지민이는 피부질환때문에 화끈거리는 피부가 비비탄을 맞으니까 파여서 피나고 딱지생기고 그래. 그래도 형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끄떡없다고 나 잘 따라가고 있다고 웃는데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야.


3.

길가다가 어두워지면 어디 풀숲 좋은곳 마련해서 자고 일어나서 또 가고 또 가고를 반복했어. 그새 지민이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져서 목소리도 희미해지고 난리가 난거야. 그래서 자기가 오늘 잠들면 다시는 못깨어날것같아서 새벽 내내 뒤척이다가 눈을 딱 떴는데 형제들이 없는거야. 버리지 않고 같이 가기로 했는데... 너무 놀라서 주변을 힘겹게 돌아보는데 지민이가 누운 곳 근처에 큰 도로가 하나 있었는데 형제들 둘은 로드킬로 처참하게 찢겨있는지 시력때문에 잘보이지는 않지만 도로에 핏덩이가 두개 나뒹굴고 있었고 나머지는 어디로갔는지 주변에 피냄새만 있고 다 사라져있는거야. 본능적으로 형제들이 죽고 어디로 사라졌다는걸 알았어. 사실은 개장수가 애들을발견하고 다 잡아가려고 했는데 형제둘은 도망가다가 로드킬당한거고 나머지는 다 생포했는데 누더기같은 지민이는 얼마 못살고 죽겠다 싶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간거야. 그것도 모르는 지민이는 안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내서 처참하게 찢긴 형제들을 보면서 울부짖어. 죽어야 하는건 난데 왜 데려가냐고 신을 원망하고 자기들을 버렸던 주인을 원망하고 자기도 여기서 죽겠구나 싶은거야. 이제 자길 이끌어줄 형제들도없어. 그래서 지민이는 계속 아무것도 못먹고 그자리에서 앉아서 죽을날만 기다리고 있었어.


4.

비가내리면 그 비에도 살갗이 아프고 제대로 말리지 않아서 고열에 시달리면 시달릴수록 서러운게 너무 컸어. 자기가 눈도 온전하지 못한데 아무것도 주지 않은 신이 원망스럽고 한글만 바라보면서 눈이 꿈뻑꿈뻑 감기는데 이제 눈만 감으면 끝일것같은거야. 그래도 내가 불쌍하다고 사료가져다주던 동네 예쁜 냄새가 나는 그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자길 누가 들어서 확인하는거야. 애기야? 애기야... 죽었구나... 하면서 자기 차로 데려가는데 지민이가 꿈틀거리니까 아직살아있구나! 하고 조수석에 지민이를 조심스럽게 내려다두고 빠르게 운전하기 시작하는거지. 그냥 지민이는 눈을감아버렸어. 피해끼치지 말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요. 속으로 빌었어.


5.

동물병원에 도착해서 지민이를 보니까 말이 아닌거야 피딱지가 털이랑 굳어서 엉켜있으니까 일단 전부 털을 제거하고 영양실조라서 수액을 달고 특히 심한 옆구리쪽 살은 수술할수밖에 없었어. 지민이는 제정신이 아니라 마취제에서 깨어나자마자 낑낑거리면서 어지러워서 그나마 먹었던걸 토해내고 벌벌 떨고 그랬지. 의사선생님도 애가 얼마 못가서 괴로워하면서 죽을것같은데 편안하게 안락사가낫지않겠느냐고 물어보는데 구해준 사람은 안타깝게 지민이 쳐다보면서 아직 어린애같은데 살아날수있지 않겠냐고 살려달라고 하는걸 들어. 지민이는 그 소리를 듣는데 너무 슬픈거야. 숨쉬기도 버거운데 남자 목소리가 너 살아. 살아 지민아. 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정신이 또렷하게 살아나는것같겠지. 살을 파고드는 것같은 아픔에 소독약을 발라서 낑낑거리면서소리를 지르는데 너무 안쓰러워서 의사도 지민이 치료해주면서 눈물보이고 그러는데 지민이는 의사선생님이 치료 다해주면 미약하게 움직여서 선생님 손 혀로핥아주고 감사하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꼭 살아야돼 이자식아. 살아서 좋은 주인한테 가. 하면서 열심히 지민이를 챙겨줘.


6.

지민이가 조금 정신을 차리고 회복이 시작되니까 다들 걱정을 놓겠지. 진전이 좋다면서 칭찬하는 의사와 함께 매일같이 찾아오던 남자에게 꼬리를 흔들어주니까 남자가 엄청 좋아하는거야.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싶은데 항상 멀리 떨어져있어서 못보니까 낑낑 앞으로 다가서려고하면 의사선생님이 몸부림치지말라고 상처 덧난다고 혼내니까 그럴수도 없고 지민이는 퇴원때까지 얼굴도 못보고 냄새로만 식별하는데 자기 주인될사람은 정말 좋은 냄새가났어. 매일악몽에 시달리긴하지만 주인이 계속 목소리로 잘했어. 잘했어 아가. 하니까 살고싶고 그런거야.

그리고 퇴원하는 날 지민이 약봉투 손에 가득 쥔 주인이 이동장에 지민이를 두고 차를 타고 막 신나게 집으로왔어. 이동장 문이열리고 지민이가 누워있으니까 남자가 그제서야 자기 안아들고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게 되니까 그때처음으로얼굴을 보겠지. 지민이가 너무 좋아서 주인 얼굴 손으로 만져보려고 발버둥치다가 얼굴 팍 때리니까 남자가 웃으면서 야 너 내가 못생겼다고 때리는거냐? 짜식이. 하면서 소파에 앉아서 같이 TV를 보는거지. 그게 아닌데. 하면서 지민이는 tv 소리만들어도 기분이 붕붕뜨는걸 느껴.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행복해질수 있는걸까? 그런걸까? 싶은데 지민이는 눈이 잘 안보여서 살살 걸어가다가 여기 쾅 저기 쾅 머리를 박고 적응시간이 너무더뎠어. 그때마다 주인이 지민이한테 자꾸 미안하다고하는거야. 자기가 박은건데 왜? 하면서 괜히 지민이가 더 미안해지고 끙끙거리니까 남자는 지민이가 칭얼댄다고 생각하는건지 간식을 입에 넣어줘. 그걸 언젠가는 이용하는 날이 올거야ㅋㅋ


7.

지민이가 어느날은 바깥냄새가 나서 신기해서 졸졸 나가는데 주인이 깜빡하고 현관문을 열어둔거야. 1층이라 지민이는 신기한 냄새가난다면서 가는데 건물 입구에 도어락이 하나 더 있어서 지민이는 너무조그매서 인식을 못하고 닫혀있는 유리문에 그대로 머리를 박고 낑낑거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데 주인도 없고 아무도 없으니까 불안해서 더 낑낑거리는데 현관문이 불쑥 열리더니 사람 두어명이 들어왔어. 누가 개를 여기다 풀어놨냐고 그러니까 낯선 사람에 구석에서 벌벌떨고 있는데 주인이 그소리듣고 놀라서 나오겠지. 안아들고 죄송하다고 하고 가는데 오히려 그사람이 사장님 개인줄 몰랐다고해. 지민이는 그런것도 잘 모르겠지. 주인은 가족명의의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야. 다른곳은 집값 많이 올라도 그건물은 요지부동이니까 사람들이 이 건물에들어오고 싶어서 난리였고 세입자들도 주인을 엄청 좋아했어. 그래서 나중에는 많이 깔끔해진 지민이를 보러 자주 사람들이 놀러오겠지.

주인은 늘 그랬듯 지민이한테 미안하다고 간식을줬어. 지민이가 정신차리고 또 빨빨 기어다니다 이리저리 쿵쿵 박으니까 다칠까봐 달려와서 안아들었어. 이제 조금 있으면 자기가 일을 가야할텐데 지민이 혼자 두면 안될것같아서 고민이였는데 다행히도 옆집 대학생들이 공강시간에 수시로와서 챙겨준다고 하니까 어쩔수없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지민이는 덜컥 겁이나겠지? 이 세상에서 주인만 나를 이렇게 사랑해줄것같은거야. 그런데 떨어져지내라고? 지민이는 낑낑거리면서 제발 가지마세요. 그냥 집에 혼자 얌전하게 있을게요. 막 애원해도 주인이 알아들을리가 없어. 그날은 지민이가 간식도 마다하고 사료도 제대로 못먹고 남기겠지. 주인이 자기가 이제 항상 같이 못있어준다는걸 알게된건가 싶어서 할수없이 그냥 지민이를 이동장으로 데리고가.


8.

주인이 사장님으로 있는 작은 디자인회사인데 직원은 세명 정도. 대학때 뜻이 맞아서 창;업을 한건데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수입도 생겨나고 이제는 좀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된 작은 회사야. 쉼없이 일하다가 이제야 숨통이 트이니까 같이 여행 간건데 돌아오는길에 처음 지민이를 본거야. 처음에는 여느 사람들처렁 울부짖고 있는 강아지를 보면서 곧 죽겠거니 하고 지나쳤는데 집으로돌아오고 계속 생각나고 꿈에서도 나오니까 주인이 살려야겠단 생각으로 다시 먼 길을 찾아 온거였어. 회사 사람들은 무슨 이동장이냐면서 웅성거리는데 사원 한명이 너 혹시 그때 봤던 강아지? 하면서 아는척을 해. 지민이는 청각이 민감해서 소란스러우니까 벌벌 떨고. 그래서 주인은 비교적 소란스럽지 않는 그늘진 곳에 지민이 이동장을 내려놓고 다들 조용히하라고 시켰어. 안정된 지민이가 또 주인 냄새가 희미해지니까 찾아나서겠다고 조금씩 나오니까 언제나오나 일도 안하고 지민이 이동장만 보던 사원들이 오 나온다! 이러니까 놀라서 뒤로 뒤집히고 발버둥쳐. 그래서 달려온 주인들이 이자식들이 일은 안하고 애기 놀래킨다고 화내면서 지민이 달래주는데 다들 못알아볼정도로 좋아졌다고 진짜 죽는줄알았다고 그러니까 지민이는 퍼득퍼득거리면서 주인 어깨에 턱 대고 안정을 되찾지. 선배, 선배 그러고 있으니까 애아빠같아요. 이러는 후배보고 조용히 발로 엉덩이를 걷어차니까 후배는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킥킥거리고 그러겠지.


9.

주인이 휴가를 내고 지민이가 있던 곳으로부터 최대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간 탓에 집에서부터 지민이 동물병원까지의 거리가 상당한데 안쉬고 찾아왔던거야. 그래서 지민이는 주인이 너무 감사하고 주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대해서 고민해. 죽을 때 까지 주인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될까. 그때까지 삶의 희망도 없었고 주인의 살아달라는 말 한마디에 이끌려 살아남았는데 아직까지 죽거나 사라져버린 형제들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파. 찾아가고싶은데 그럴수 없으니까. 자기는 병든 강아지일뿐이고 힘이 없이 나약해서 주인의 손에 보호받기밖에 못하고 있어서 그런지 항상 기운이 없고 그런데 주인은 그런건 하나도 신경 안쓰이는건지 지민이 약발라주고 약챙겨주고 어디조금 아프면 바로 병원 데려가고 그래주니까 지민이는 매일 빌겠지. 주인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불행해도좋으니까 죽으라면 지금당장 죽을 수 있으니까 주인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민이가 주인이랑 떨어져있기 힘들어하니까 주인이 지내는 침대 바로옆 탁자쪽에 지민이 눕혀두고 그렇게 잠을 자. 지민이 발을 쿡쿡 찌르면서 놀다가 그대로 손이 맞닿은 상태로 자곤 했지.


10.

그리고 지민이가 주인이 조금 뒤척이는 소리에 놀라 깨어났을 때 너무 추운거야. 으으 떨면서 일어났는데 손을 깔고잤는지 손이 저려서 낑낑거리는데 자기 아래에 인간손이있는거야. 놀라서 펄쩍 뛰는데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 지민이가 어지러워서 막 휘청이다 자리에서 넘어져. 다리도 힘이 없으니까 일어나는족족 힘이딸려서 갓 태어난 망아지마냥 발버둥치는데 가까스로 지탱할 수 있을 때쯤 그제서야 해가 뜨기시작하는데 해뜨고얼마안지나서 주인이 일어난단말야. 자기가 이상하게 변해서 방 나가려고 벽 이리긁고 저리긁고 해서 방문을 찾았는데 문 여는 방법도 모르겠지. 눈물은 계속 나는데 주인은 긁는 소리에 뭔가 싶어서 잠에서 깨. 그리고는 뽀얀 지민이를 봐. 잘 못먹어서 앙상한 어깨며 다리까지 누가봐도 지민이잖아. 주인이 놀라서 벽에 붙어 한참을 꿈뻑꿈뻑 보다가 아가. 하고 부르니까 지민이가 휙 뒤돌아봤어. 눈물은 줄줄 흘리면서 여전히 방문은 긁고있는 채로. 지민이가 주인이 하나도 안놀란 상태로 자길 보고 있으니까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하면서 낑낑거려. 낑낑거리는모습을 보고 주인이 꿈인가, 하고 지민이한테 다가가서 지민이얼굴을 만져보는데 감촉이 그대로잖아. 지민이가 자기 귀를 양속으로 가로막고 눈을 꾹 감고 있으니까 주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그렇게 한참을 있겠지




N짐으로 쓰다가 힘들어서 올리는 썰ㅠ 크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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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ip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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