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그때부터 각자 서로를 찾지 않음. 지민이야 원래부터 김석진을 안좋아하고 피했으니까 똑같은데 자주 심부름시키고 그랬던 김석진이 그 날 이후부터 잘 안부르고 대화도 안걸고 그럼. 그리고 지민이를 비롯한 모든 애들한테 어딘가 벽을침. 애들은 쌤이 그 사건때문에(고백했던) 애들이 놀리니까 화가났구나 생각하고 다들 알아서 조심조심 거리는데 지민이는 반대로 김석진 뒷모습을 눈으로 쫓게됨. 이유는 잘 모르겠고... 저번에 그렇게 뿌리치고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싶은데 자기가 먼저찾아가자니 첫말을 어떻게 꺼내야할지몰라서 태형이랑 같이 점심먹을때 물어봄.

- 태.
- 왜?
- 사과할때. 어떻게 하는거야?
- 사과? 그냥 뭐 가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 되는거지.
- ...
- 아니면 사과의 선물이라도 주면서 사과를 하거나...

지민이는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그래 사과의 선물이라도 줘야겠다 싶어서 석진이가 평소에 커피를 자주 먹는걸 봐서 과자같은걸 사기로함. 쭈뼛쭈뼛 매장에서 고르고 계산하는데 계산하면서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그냥 하지말까 겁나 고민함. 거기다 이런곳은 처음이니까 포장해드릴까요? 하는 말에 예...하고 그냥 주는대로 받아서 뛰쳐나오듯 나옴. 괜히 부끄럽고 누가 보는 것 같아서 집에 처박아두는데 이미 샀으니 본인은 안쓰니까 주긴 줘야하는데 한 3시간 고민함. 태형이는 모르겠지. 그 사과 주인공이 석진이라는거.

지민이는 결심이 서서 선물을 들고 학교에 옴. 학교 끝나면 줄까 싶어서 사물함에 처박아두고 그 시간만을 기다리는데 자꾸 그것조차 신경이쓰여서 공부도안되고 짜증나는거임. 아니 뭐 선물 그까짓거 주는건데 왜이렇게 사람마음이 쓰이는건지 처음 알았고... 석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으니까 더 떨리고. 근데 한참 석진이가 애들 반응에 차갑게 대하는게 좀 돼서 애들도 살짝 다가가기 꺼려하는 중이었음. 그런데 지민이는 그거 정말 까마득하게 모르고 그냥 하교하는시간에 교무실에서 상담실로 들어가는거 보고 상담실에 찾아가겠지. 과자정도는 뇌/물에 안속하지 싶은거ㅋㅋㅋ 그냥 뭣하면 같이 나눠먹을 생각도 아량 넓게 가지고 있었음. 상담실에 문을 두드리니까 석진이가 누구냐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림. 박지민입니다. 하니까 한참 말이 없다가 들어와. 하는 소리에 지민이가 문열고 들어감. 석진이가 무심하게 수업준비하는거 보고 있는걸 보고 나름 쭈뼛대면서 들어가서는 지민이가 책상위에 과자를 올려둠. 석진이가 그거보고 뭐지 싶어서 올려다보는데 지민이가 무표정으로 저번에, 사과 드리려고... 하다가 손 꽉 쥠. 석진이는 그거 보고 한동안 말이 없더니

- 선생님은 이런거 안받아. 가져가.
- 그냥 그때,
- 가져가.

이제 쳐다도 안보는게 너무 싫은거임. 막 너무 짜증이 나서 목구멍에서부터 뜨거워지더니 눈가가 막 아픔. 그래서 눈알을 굴렸더니 또 눈물이 와르르. 아무말없는 지민이가 이상해서 올려다보니까 그동안 표정변화 하나 없던 애가 눈가 엄청 빨개져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으니까 당황했겠지. 야...박지민... 당황한 석진이가 일어서니까 지민이가 그냥 과자 들고 밖으로 나감. 그렇게 나한테 막 들어올때는 언제고 갑자기 싸늘하게 대하고 심지어 저번에는 화풀이까지 했으니까 엄청 억울하고 슬프고 난리나겠지. 언젠가 태형이한테 했던 질문들도 막 떠오르고...

- 태.
- 엉?
- 너무, 너무 싫은데 좋아. 그건 어떤거야?
-  음...  싫은데 좋다고?
- ...
- 너무 싫은데도 불구하고 좋아하는거지. 모든 싫은 점들을 무시할 정도로 좋다. 그런거 아니야?
- 그렇구나.

싫은데도 불구하고 좋아한다니. 난 그런 적 없어. 애써 막 부정해도 실망스럽고 너무 슬픈거. 지민이는 자기 방 침대에 앉아서 한참 울다가 잠들고. 언제 잠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어나니까 부모님 전부 있겠지. 오늘도 그냥 아파서 학원 빠졌다고 거짓말 쳐야겠구나 생각하고 거실로 나갔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지민이 보자마자 뺨 때리는거임. 너무 놀라서 그자리에 쓰러져서 멍때리고 있는데 아버지가 소리치면서 너 학원 다닌다고 해 놓고 그 돈으로 무슨 짓거릴 하고 다니는거냐고 며칠 학원 안가길래 의심스러워서 다닌다고 했던 학원에 연락해보니까 그런 학생 안다닌다고 했다면서 어머니한테 애새끼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애가 이따위냐고 화내니까 왜 나한테 이러냐고 자긴 일이 너무 바빠서 몰랐던걸 괜히 화풀이하냐고 당신이라도 신경썼으면 이런일없을거 아니냐고 소리침. 볼도 얼얼하고 머리도 어지럽고 이러는데 아버지가 옆에 있던 골프채로 애 때리려고 하니까 지민이가 무서워서 몸을 웅크리고 벌벌 떨고. 맞는걸 어머니는 지켜만보고 있으니까 너무 무서운거임. 그래서 도망치듯 신발도 짝짝이로 신고 무조건 태형이네 집으로 도망침.

- 태.
- 짐나, 왔...야. 너 왜 입술 다터졌어. 아부지한테 또 맞았냐?
- ...
- 일단, 일단 들어와. 엄마! 마데카솔좀 가져와줘!!

지민이는 말없이 태형이네 방으로감. 태형이가 지민이 입술 다터진거 약발라주면서 어떻게 신경도 한번 안쓰다가 애를 이렇게 패냐면서 대신 막 열을 내는데 지민이는 그냥 듣고만 있음. 어머니라도 못하게 말려줬으면 좋겠는데 그냥 지켜보기만 했던게 너무 슬퍼서 지민이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면서 태형이 옆에 누움. 자기 앨범에는 베이비시터랑 찍은 사진이나 다른 애들이 주인공이고 자긴 조연으로 나온 사진만 앨범에 있을 뿐 가족사진 빼고는 아빠엄마랑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라곤 한장도 없었음. 매번 일때문에바쁘다고 하다가 꾸역꾸역 찍은 사진이 고작 무표정의 가족사진이었지. 태형이가 자는 것 같길래 지민이는 한숨쉬면서 눈을 감으니까 아직 안자고 있었는지 옆에서 태형이가 지민이를 부름.

- 야, 너 그냥 울집 살아라. 울엄마가 너 둘째 아들 시켜준대.
- ...
- 너무 힘들면 그렇게 해라. 어?
- 글쎄.
- 이 형님이 형아노릇해줄테니까 와라 짜샤.
- 참나...

- 못믿겠어? 지금 난 당장 집에서 나오라고 하고싶어.

지민이가 피식 웃는 소리에 어? 박지민 존나 오랜만에 웃었다 와 불켜봐 와아!!! 하면서 막 난리치는데 1층에서 김태형!!!! 안자면 뒤진다!!!! 소리치는 소리에 입 꾹 다물고 눈알만 굴리다가 잘자 박찜. 하고 눈감음. 엄마말은 하늘의 말이라며 꼭 듣는 김태형이 웃긴지 지민이는 계속 웃다가 같이 잠들고.

김석진은 다음날 아침에 입술 터진채로 등교한 지민이때문에 조회를 어떻게한건지 모를만큼 혼란스럽게 끝마치고 지민이를 잠깐 부름. 마침 1교시에 수업 없어서 상담실로 부르는데 지민이는 어제랑은 다른 모습으로 완전하게 무표정으로 석진이 앞에 앉아서 그냥 정면만 쳐다봄. 석진이는 어제 자기 앞에서 울던 애였는지 정말 매치가 안돼서 한참 말이 없다가 어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봄. 혹시 지나가다 얻어맞았는지 아니면 화풀이하다가 길가에서 싸운건지 모르니까. 그런데 지민이는 딱 잘라서 신경 안써주셔도 된다고 대답함.

- 신경쓰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지민아. 하루아침에 다쳐서 왔는데 담임으로서 이게 어떻게 된건지 파악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 ...담임으로서요?
- 내가 네 담임이잖아. 아니야?
- ...
- 지민아.
- 이제와서 담임으로서 뭘 어떻게 해줄것 처럼 말하지마세요. 처음부터 저한테 왜 관심가져줬어요? 왜 자꾸 파고들어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요? 선생님이 너무 싫어요. 싫어서 미칠것같아요.
- ...
- 좋아하는거 아닌것같아요. 그냥 난 선생님이 싫었던거야. 싫은거에요.

막 자기 감정에 못이겨서 괴로운듯 마구 쥐어짜내는 목소리에 석진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쳐다만봄. 무슨 말을 하는건지 대충 알아듣겠는데 지민이가 자길 좋아한다는 말에 돌아버리겠는거. 지민이는 자기한테 다가오지도 않고 그렇게 그자리에 있던 게 좋았던건데 갑자기 이렇게 확 들어오니까 석진이도 혼란스러워서 지민이가 나가버린 그대로 한참 그자리에서 미동없이 있겠지. 자꾸 신경쓰인 건 맞았지만 이렇게 난데없이 고백으로 훅 들어오니까 미치겠는거. 그것도 남자애가 좋다고 하는건데 더 미치겠는건 거절할생각도 못하고 미친듯이 갈등하고있다는거? 얼마 전까지만해도 남준이한테 지민이 문제에 대해서 상담했는데 이제는 그러면 안될것같음. 본능적으로 숨겨야될것같은 느낌이 오는거임.

지민이는 아침일찍 부모님이 출근하고 없는 집에 들어가서 교복만 꺼내입고 나오고 그냥 옷가지들 전부 태형이네 집으로 옮김. 어짜피 지민이가 집에서 사라져도 신경도 안쓸 사람들이었으니까. 일만 알고 가족들을 챙길 능력이 없었으면서 왜 결혼을 하고 본인을 낳았을까 하는 원망도 많이 했지만 그냥 부모님을 존중해주기로 함. 그렇게 계속 지민이랑 태형이는 당분간 같이 지내기로 하고 수험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그때까지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있음. 지민이는 말은 엄청 그렇게 해도 자기도 모르게 석진이를 눈으로 쫓고 석진이도 지민이가 다른 곳을 쳐다볼 때 그때서야 보면서 지나감. 자기랑 나이차이도 나고 무엇보다 담임이잖아. 절대 이어질수도 없는 사이인데 석진이는 미치겠는거지. 갑자기 훅 들어온 애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고.

- 쌤 요즘 무슨 일 있어요?
- 아, 아뇨. 일없습니다.
- 정신 빼놓고 다니시길래...

장난끼많은 호석쌤이 키히히 웃으면서 지나가는데 석진이는 한숨쉬면서 그래 안된다. 안된다. 정신차리자. 정신차리자. 이러고 있는데 이제 본인의 눈코입은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게 되었다고합니다... 이제 심할 정도로 태형이랑 붙어다니는 지민이를 관찰하기까지 이르렀는데. 체육시간이 원래 자습이었는데 애들이 하도 밖으로 나가자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그냥 피구축구나 하라고 해서 애들 다 나가고 지민이만 그냥 반에서 엎어져서 잠. 저번에 골프채로 맞아서 멍든게 욱씬거리기도 하고 감기도 겹쳐서 몸상태 안좋으니까(태형이가 걱정할까봐 숨김) 수업 시작하고 거의 쓰러지듯 열나서 잠들고 일어났는데 양호실임. 얼마 자지도 못하고 소스라치듯 벌떡 일어나서 그런지 아직 수업중이고 뭐가 어떻게된건지 혼란스러워하다가 옆을 보니까 석진이가 지민이 쳐다보고 있음.

- 열이 많이 나서 데려왔어.
- ...
- 누워.

지민이가 가보겠다고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석진이는 또 아프니까 내려오지말라고 엄청 기싸움함.

- 싫어요.

지민이는 석진이를 노려봄. 이제 그냥 내버려두라고 애원하고싶을 정도로 피곤한데 석진이는 전혀 그럴생각이 없어보이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어떻게 그런 말을 듣고도 자기 얼굴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음.

- 제발 신경쓰지마세요. 선생님이 그럴수록 더 싫어요.
- 싫다는거 전부 거짓말이잖아.

싫다고 말할때마다 전혀 안그래 보이니까. 석진이가 일어서서 자기가 나갈테니까 있으라고 하고 걸어나감. 그 뒤를 쳐다보고 있던 지민이는 몇걸음 걸어가던 석진이가 걸음 딱, 멈춰서서는 한숨 푹 내쉬더니 다시 뒤돌아서 성큼성큼 보폭 크게 다가오는게 아니겠음? 절로 눈이 조금 커져서 올려다보니까 갑자기 고개를 꺾더니 지민이 머리가 밀릴 정도로 강하게 입을 맞춰옴. 놀라서 어깨를 밀어내는 손도 잡아내리고 소리치려는 입을 물어서 혀로 쓸어내리고 한참을 키스하다가 잠깐 입술을 떼고 한숨을 쉼.

- 미안해. 울게해서.
- ...
- 지민아.

이름을 부르니까 울망울망하던 지민이가 눈 꽉 감고 석진이 옷 잡아당겨서 또 입술을 맞춰오는걸 받아주는데 진짜 자기 반 애랑 이러는게 아닌거 알면서도 좋아서 미치겠는거지. 일시적인 감정이겠거니 했는데 이제 오히려 자기가 못놓아주겠는거. 수업종 치는 소리에 놀라서 움찔거리는게 너무 귀여워서 속으로 웃는데 양호실 문 열리는 소리에 지민이는 침대에 누워버리고 석진이는 얼른 지민이 깨면 줄 물을 입에 대고 마시는척함. 입술 잔뜩 젖은거 들킬까봐 충동적으로한건데 속으로 나이스. 하면서 양호선생님이 어머, 아직도 계셨어요? 하는데 물마신 석진이가 아직 안깨어났다고 수업때문에 가봐야겠다고 나감. 지민이는 아직 열기 가득한 입술을 쓸어내리면서 이게 지금 뭐한거지 싶고 당황하고 놀라고 창피하고 난리나고...

심장이 아플정도로 뛰는게 열도 나니까 미치겠어서 한동안 누워있다가 다시 교실로 돌아감. 그리고 하루종일 멍하니 정신 가출시켰다가 밥먹을때도 태형이가 옆에서 뭐라고 떠들던말던 그냥 아무 생각도 안남. 방금전에는 그냥 꿈인가? 싶을정도로. 원래가 무표정이니까 태형이는 그냥 지민이가 듣고있다고 생각하겠지. 근데 지민이한테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하고. 오늘따라 좀 이상하네 싶다가 그냥 넘겨버림.

부끄럽기도 겁나게 부끄러운지 석진쌤은 조회도 안하고 끝냄. 알아서 잘 할테지만 최근에한번도안빠지고 조회하다가 빠지니까 지민이는 이걸 진짜 어떻게 해야되나 싶겠지.

- 야 박찜. 집가자.
- 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가.
- 오래걸려?
- 어...조금.
- 그으래. 빠이. 오늘 저녁 고기래 빨리오셈. 늦게오면 없다.
- 알았어.

지민이는 석진이를 찾으러 교무실에 갔는데 석진쌤 방금전에 짐챙겨서 나갔다는 소리 듣고 주차장으로 막 달려내려감. 주차장에 가니까 담배물고 기대서 땅쳐다보고 있는 석진이 발견하고 성큼성큼 다가가겠지. 그리고는 담배 뺏어서 들고 노려봄ㅋㅋ 석진이가 놀라서 아무말이 없으니까 지민이가 담뱃불 끄고 쳐다봄.

- 꿈 아니죠?
- ...
- 선생님.

지민이 말에 석진이가 혼란스럽다는듯이 쳐다보니까 갑자기 괜히 불안해지고 초조함. 석진이도 나름 자기가 지금까지 선생님으로서 생활하면서 다짐같은것도 많았는데 그런것들을 전부 넘어서 들어와버린 지민이 때문에 생각을 좀 달리해야될 필요가 있어서 혼자 엄청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지민이가 먼저 찾아오니까 미치겠는거. 석진이가 한참 쳐다보다가 타라고 조수석 열어주니까 지민이는 영문도 모르는 채 타고. 석진이는 말 없이 차만 몰아서 좀 멀리 인적드문곳으로 나감. 되게 큰 강 보이는 곳에서 멈춰서서 한참 풍경만 보다가 그제서야 지민이를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데 이미 지민이는 잔뜩 겁을 먹고 자기 양 손을 쥐고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겠지. 석진이는 그거 보면서 한숨을 쉬었음.

- 전 학교에서 일이 좀 있어서 도망쳐온 곳이었어. 여기가. 나한테는 학생이 절대 연애상대로 보일리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 ...
- 이제 그럴수도 없어. 니가 계속 신경쓰여서. 내가 자꾸 침범한다고 했었지?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
- 선생님.
- 넌 다른사람한테 대놓고 애인이라고도 못해. 애정표현같은것도 사람 많은 곳에선 꿈도 못꿀거고, 인정받지도 못할거야.
- ...
- 그래도 괜찮겠어?

흔히들 뭐 있는 일화일수도 있음. 한쪽이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고 그러는 일화는 많이 들어봤으니까. 근데 그것도 당당하지 못하게 연애하면서 같은 성별이니까 더더욱 인정받지 못할거 이미 다 아니까 마음이 복잡해졌던거임. 나이 훨씬많고 겁많은 자기가 뭐가좋아서 이렇게 좋아해줄까 싶다가도 나여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사람이 너무 이중적이게되어버리니까 혼란스러워졌음. 나중에 지민이가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혹시라도 자기가 싫어지게 되어버릴까봐. 지금 감정이 지민이한테 일시적인건데 본인만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는걸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석진이 얼굴을 쳐다보던 지민이가 고개를 막 저음. 괜찮아요. 상관 없어요.

석진이는 가만히 있다가 뭐에 홀린것처럼 내려서 지민이가 있는 조수석쪽으로 걸어감. 지민이 시선이 따라오고, 조수석 문을 연 석진이는 지민이가 내리는거 보고 못참겠다는듯이 꽉 껴안고 행복하다는듯이 막 웃음. 미치겠다, 진짜. 어떡하면 좋냐 너. 지민이도 웃으면서 석진이 목 껴안고 안떨어질 것 처럼 안겨있다가 고개 살짝 떼고 자연스럽게 키스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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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ip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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