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네 반까지는 코너만 돌고 조금만 가면 되는거였음 1학년 4반까지 간 셋은 호석이가 몰래 4반 들어가서 똑같이 태형이한테 급식실로 오라고 써놓은 다음에 나온 상황이었음. 근데 지민이네 반 쪽에서 괴성이 들리는거임. 아직 산 사람의 비명이 들리고 다급해져서 급하게 코너를 도니까 지민이랑 약속한 애들이 좀비랑 싸우고 있는거였음. 가만히 있으라니까 애들이 그걸 못참고 밖으로 나가려다가 좀비들한테 걸린거. 호석이랑 윤기가 애들한테 달라붙은 좀비들 머리 관통시켜버리는데 좀비한테 이미 죽은 한명은 좀비가 되기 전에 밖으로 던져버려야됨. 애들이 울면서 얘를 창 밖으로 던지는데 입으로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면서 던짐. 2명한테 너희들 왜 나왔냐고 지민이가 그러니까 자기네들 버리고 간 줄 알았다고 뒤늦게 급식실 가려고 한거라고 실토하는데 지민이가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하고 죄책감듬. 일단 살아있는 애들 놔두고 생사도 모르는 태형이한테 시간을 너무 많이 쏟은건가 혼란스러운데 윤기가 한명 유달리 노려보는거였음. 노려보다가 지민이한테 살짝 다가가서 왼쪽에 있는 머리노란새끼랑 멀리 떨어져있으라고 하는데 지민이는 그게 무슨뜻인지 모르고 고개 갸우뚱함. 윤기는 여전히 아무말도 없이 이상한 표정으로 고개 돌리고.

애들이 반에 남아있을 때 누가 지민이를 찾으면서 이 앞을 지나갔다고함. 지민이는 혹시 태형이아닌가 싶어서 다행이라고하니까 호석이도 친구 살아있는것 같네. 하면서 등 톡톡 두드려줌. 친구들이 지민이보고 3명은 어디갔냐고 하니까 한명은 안타깝게도 죽고 한명은 모르겠다고하고 한명은 매점에 남기로 했다고(차마 배신했다고는 말 못함) 얘기해주니까 애들이 슬픈눈 하고. 이제 윤기가 말한대로 급식실 건물로 가자고 하는데 윤기가 더 안전한 곳이 있다면서 그럼 차라리 체육관 안쪽으로가서 지하 통로로 급식실 가는건 어떻겠냐고함. 1층 본부교무실 체육부장이 그 체육관 지하통로 열쇠를 늘 교무실책상 첫번째서랍안에 넣어놨었다고 가끔 그거 훔쳐서 급식실 1등으로 갔었다고 해줌. 호석이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걸 왜 얘네들한테 공개하냐고 이제 1등으로 급식 못먹는다면서 시무룩하니까 애들 그나마 웃게 되고. 지민이는 역시 형들 없었으면 죽거나 혼자였을거라고 생각함.

애들한테 가져온 초코바 나눠주고 무기도 나름 들고 다시 계단쪽으로 내려와서 본부교무실쪽으로 향하는데 본부교무실에서 다른 무리 마주쳤으면. 윤기가 우리는 여기에 볼일만 보고 다시 나갈거다. 하는데 얘네들이 그걸 어떻게 아냐. 못열어준다. 이렇게 나오는거임. 윤기가 대체 뭐때문에 그러냐면서 따지니까 안에 있던 애들이 무리에서 일부러 바이러스 퍼뜨린 미친 새끼 때문에 지금 절반이 죽었다고 하는거임. 자기네들은 물린사람도 없고 다 나쁜애들 아니니까 제발 열어달라고 호석이가 애원하니까 안에 있던 애가 좀 동요함. 그러던 와중에 안에있던 또 한명이 차례차례로 애들 얼굴훑어보다가 윤기가 이상한 눈빛으로노려봤던애를 보더니 야, 저새끼 물린거 아니야? 하면서 아예 본부교무실커튼을쳐버림. 그 말에 지민이 반 애는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 말 못하고 있으니까 또 다른애가 야, 너 물렸어? 이러는데 아, 아니거든. 아니야... 이러고 말 더듬으니까 자연스럽게 멀어짐. 얘는 자기가 무리에서 퇴출당할까봐 울면서 아니라고!!!! 하면서 소리치는데 또 소리 커지니까 윤기가 야 소리좀 낮춰!!! 이럼. 근데 얘가 이성을 잃으니까 나혼자 죽기 싫다면서 소리를 미친듯이지르는거임. 계단쪽에 있던 애들은 1층 계단입구로 좀비들이 몰려오니까 다시 위층으로 몰릴 수 밖에 없었음. 윤기랑 호석이가 활 쏘고, 휘두르면서 막아도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 한 3층까지 몰렸으면. 밖으로 나가려다가 3층까지올라가게되는데 갑자기 물린애가 분수처럼 피를 미친듯이 토하더니 앞으로 블럭처럼 넘어짐. 지민이 위로 넘어지니까 깔린 지민이는 기겁하면서 애 밀쳐내는데 얘가 미친듯이 관절꺾으면서 끼루루루룩 소리를 내는거임. 처음으로 바로 앞에서 감염이 된 걸 보는데 윤기가 아무렇지 않게 지민이 쇠파이프 뺏어서 머리랑 허리 계속 후려치더니 난간 밖으로 떨어트림. 호석이는 아무말없이 한숨쉬고 지민이랑 반친구 한명은 벙쪄서 아무말도 못함. 근데 윤기가 한 행동은 살기위해서라 반박할 수도 없고 한데 윤기가 너무 살벌하게 해서 좀 무서워할듯. 호석이는 윤기가 냉정한 성격이라 저렇게 가차없다고 이해해달라면서 애써 밝고.

지민이는 자기 바짓단에 튄 친구의 피를 보면서 괴로워함. 하나둘씩 천천히 죽어가는걸 보는게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낌. 심지어 선생님들도 몇몇이 좀비로 변해서 돌아다니는걸 보니까 그 충격은 더함. 애가 말수도없어지고 극도의 우울이 찾아왔으면. 나도 어짜피 죽을건데 이렇게 발악해봤자 뭐해. 이런 생각들이 자꾸 무기력하게 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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