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침입






"아!..."
"..."
"헉, 으..."
"마셔."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지민의 입으로 물을 흘려넣어줬다. 독에 마비되었던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온 몸의 핏줄이 요동치며 제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물을 채 삼키지도 못하고 죄다 흘려버리자 물을 먹이는 걸 관둔 건지 더이상 물이 들어오지 않았다. 현실로 돌아온 건가? 꿈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결국엔 지옥으로 다시 처박힌 꼴이었다.

"미안해. 널 데리고있는게 아니었어."
"..."

흐릿한 시야로 들어온 건 수척해진 카림이었다. 그렇다면 여기는 카림의 침실일까? 목도 가누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온 몸을 지배했다. 그 남자가 말했던 부작용이 이런걸 말하는 거였나. 인상을 찌푸린 지민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눈을 감았다. 용케도 찾아와서 자기를 구해낸 것 같은데 정신을 잃기 전 생생한 기억들이 자신을 괴롭혀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켁켁거리면서 온 몸을 요동치며 힘들어하자 카림이 손수건을 입에 대 주면서 지민의 목을 들어 침대 밖으로 돌려주었다. 정신이 없었다.

식인만 안 했지 온갖 더러운 짓을 보며 성기를 세우던 힌바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의 사이코틱한 패티시를 지민에게 강요하며 보여줬던 지옥은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힐 것 같았다.

"어느정도 해독될때까지 주치의가 다녀갈거야. 3일 후 비행기를 예약해두었으니 네 동료들과 함께 떠나."

다행히도 그 약의 성분표가 지민의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이틀동안 앓으며 유스를 외치던 지민의 모습을 떠올리던 카림이 일어섰다. 몸이 멀어졌다고 해서 사람을 잊을 수 있다는 건 틀린 말인가보군. 카림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지민에게 함께 뉴욕으로 가지 않겠냐며 제안하려했던 자신이 초라해보이기까지 했다. 생각보다 로이와 유스라는 남자 사이의 관계가 깊었고 더 강했다.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외치는 이름이라면 제가 끼어들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개를 숙인 카림이 로이의 입술을 혀로 쓸며 깊게 키스하자 로이가 발버둥쳤다. 있는 힘껏 밀어내려고 노력해도 칼로 찔러대는 고통에 그대로 입술을 내어줄 수 밖에 없던 지민이 이내 포기하고 그에게 입술을 내어주었다. 많이 굶주렸었나, 싶을 정도로 섞어오는 혀는 뿌리를 뽑을 듯 격렬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보상해달라는듯 한 움직임에 지민이 응해주듯 그의 아랫입술을 작게 머금으며 신음했다. 마살루의 누군가가 본다면 카림이 영락없는 남자의 모습으로 누군가와 키스하고 있다며 감탄을 할테지만 지민의 눈꼬리에서 서러운 눈물이 떨어졌다.

왜 내가 이 남자의 키스에서 위로를 느껴야 하는거지. 많이 나약해진 자신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서러움에 울음이 터져나왔다. 너무 힘들다. 뉴햄프셔에서의 날들은 마치 꿈이었다는 듯 현재의 자신들은 이렇게 돌고 돌아서 완전하게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유스를 위해서 포기한 삶이 너무나 초라해 보여서 짧게나마 경건해보일줄 알았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너무 늦어버렸는걸. 그는 한 번 자신을 잃어버렸지만 자신은 하루에도 수십 번 유스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이제는 그가 어떤 표정으로 날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지민이 중얼거리자 카림이 꽤 괴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지민의 눈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라큘 3세 블라드 체페쉬가 포에나리성으로 피신한 후에 어떻게 되었는 줄 아나? 헝가리에 12년동안 볼모로 잡혀있다가 귀족들의 배신으로 암살당하고 말지. 남준의 뒤로 무자히드가 그의 딸과 아내를 마주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힌바는 그가 부러 마살루를 자극해 힌바를 없애주길 바랬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미친사람처럼 웃고 있었다. 발가벗겨진 아주 추악한 모습으로 머리통에 구멍이 난 그가 쓰러지자 아직 사정의 기운이 남아있었는지 그의 성기에서 정액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을 인상을 찌푸리며 내려다보던 남준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지민은 포에나리성 깊숙한 곳에서 잠들어 있었고 납치된 사람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한 내부 안에서 혼자 조용히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차라리 날 죽여줘... 당신 그런거 잘 하잖아."
"..."
"그냥 죽여..."

그런 사람이 표정은 살고싶어서 발악하는 표정이다. 카림이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굳은 표정으로 지민에게서 물러서자 아침 해가 뜨고 있는지 침실이 꽤 밝았다. 카림은 인정했다. 죽은 샬른의 모습이 닮아 지민을 사랑하게되었다고. 그래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도 아주 잘 안다. 그에게는 지킬 것이 너무 많았고, 지민에게 사랑을 갈구할 만큼 지민의 상태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이 감정을 숨기면서 살아오려고 얼마나 제 가슴을 망가트려버렸는지 아주 잘 아니까.

"annah sayakun saeid.(그가 행복하길.)"













카림의 고용인이 가져다준 입맛에 맞지않는 식사를 무의미하게 씹으며 테이블에 앉아있던 태형이 창밖으로 들리는 엔진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태형을 눈짓으로 쫓던 루크가 태형을 따라서 창가쪽으로 걸어갔다. 파이,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얌전하게 있을거야? 그의 물음에 태형이 대답 없이 차에서 내리는 지민을 눈으로 쫓았다.

"저 남자한테 달려있지."
"..."

파이가 도통 무슨생각으로 가만히 있는지 루크는 정말 알 수가 없다는듯 파이를 응시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파이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지민을 확인하고는 테이블로 돌아갔다. 지민도 이번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직도 유스를 잊지 못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지민이 언제까지 자기 감정을 숨길건지 두고 볼 일이지만 확신할 수 있는게 생겼다. 로이는 죽을 때 까지 유스를 잊을 수 없다는 것을. 태형은 이를 악물었다. 저 자식이 진심을 부정하면 제가 직접 현실을 마주하게 만들 것이라고. 애초부터 이 곳과는 맞지 않는 소년이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발을 담궈놓고 있는 게 싫었다. 자신은 태생이 정보국이라 도망치는 건 지겹게 했어도 남을 끌어들일만큼의 민폐는 부리고 싶지 않았다. 루크도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곳으로 보낼것이다. 새로운 신분을 가지고 시작하든 다시 누군가의 아래에서 있든 그도 역시 박지민과 동일하게 이곳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니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루크는 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태형의 어깨를 잡았다. 파이, 좀 이상해. 태형이 붉게 물든 눈가를 애써 손으로 가리며 다시 식탁으로 향했다. 내가 이러는 거, 한 두번이야? 그의 말에 루크는 대답이 없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파이가 무의미하게 입맛에 맞지않는 음식을 뒤적거리는 걸 쭉 지켜보다 그에게 향했다. 파이, 로이 좋아해?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파이를 들어올려 앉힌 루크가 으르렁거리듯 물었다.

"힘만 쎄서는, 뭐하는거야? 비켜."
"대답해줘. 파이. 로이 사랑해?"
"..."
"사랑하는구나."

그의 눈이 대답하고 있다. 죽일 것 처럼 밀어붙이던 루크가 다시 떨어져나갔다. 음식이 파이의 엉덩이에 밀려 테이블 위를 나뒹굴고 있었다. 루크의 마음도 그렇게 나뒹굴었다. 파이는 육성으로 그 말을 확인하게 되자 눈물이 쏟아져나와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빌어먹을. 대답을 못했다. 본능적으로 로이를 사랑한다고 대답하려 했던 것을 인식하는 순간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로이를 이런 식으로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동료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던 자기를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록 로이와 루크를 더 놓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크가 입을 열었다. 파이 나는, 파이를.

"그만해, 됐어."

본능적으로 그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곧 이 순간만은 오지 않길 바랬는데, 그러기에는 루크는 너무 감정에 솔직했다.

"사랑해."
"루크. 착각이야."
"내가 시즈란에서 파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
"지금도."

어쩌면 이미 돌려보내기에는 늦었을지도 모른다.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루크를 바라보는 태형의 눈빛이 서서히 식어갔다. 그의 검붉은 빛을 띄는 눈동자가 천천히 빛을 잃어갔다.










-










"다시 찾아올테니 잘가라는 말은 못하겠군."
"..."

어쩜 저렇게 되도않는 확신으로 짓거리는지. 지민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게이트로 향했다. 그의 뒤로 파이와 루크가 따라붙었다. 옆을 지켜준 보상인지 꽤 편하게 갈 수 있는 1등석을 준비해준 카림이 생색이라도 내려는지 배웅까지 하는 걸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혹은 실수로라도 나중에 뉴욕으로는 가지 않길 다짐하며 비행기가 이륙하는 동안 나른하게 좌석을 기계로 조작하고 길게 누웠다.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리며 거부했으나 이미 세 자리를 예약해놓고 티켓을 던져놓은 카림이 위조신분증도 함께 던져줬다. 미국에서 위조신분증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충분했고 그 돈으로 거처를 정할 수도 있었다.

길어도 일주일이면 끝났을 여행이 2주하고도 5일이 지나 디트로이트 공항에 도착하며 그 끝을 알렸다. 망할 영감에게 일이 꼬였지만 어쨌든 마쳤으니 정착하는 대로 의뢰팔이들을 알선에 준다는 연락이 왔다. 파이는 꽤 만족하며 시카고로 향하자고 제안했다. 상관은 없지만 파이는 한 번 꺼내지도 않던 사이먼의 이야기를 하며 그를 추억했다. 지민이 그가 조금 이상해졌다고 생각하며 그가 하는 이야길 잠자코 듣고 있었다.

"사이먼이 갱하고 시비가 붙었는데 글쎄 그놈들이 자기네들은 사람도 죽여봤다면서 너스레를 떨지 뭐야. 너무 웃겨서 내가 뒤에서 웃었더니 놈들중에 키가 멀대같이 큰 놈이 나한테 다가와서는 잭나이프를 들이대더라고. 우리가 하루에 수십 명도 거뜬하게 죽이던 사람들인지도 모르고 말이지."
"..."
"그래서 어떻게 했나면, 결론은 싹 다 죽여버렸어. 그때 로안이 우리를 거의 뒤쫓아 와서 스트레스가 쌓여있었거든."

길거리에서 이 소릴 짓거렸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지민은 공항 앞에 준비해뒀다는 카림의 차를 탔다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타지 않고 가려고 그의 고용인이 불러세우는 걸 무시하고 가는데 뒤가 허전하더라니 파이와 루크가 차를 몰고 지민이 걷는 속도에 맞춰 따라오며 타라고 성화였다. 마지못해 지민이 뒷자석에 올라타며 폭탄이라도 설치되어 있다면 우리셋은 벌써부터 통구이가됐다며 궁시렁거렸다. 이미 탄거 아니냐며 악셀을 밟는 루크 때문에 입을 다물었지만.

파이는 별로 웃기지도 않은 소릴 깔깔대면서 했다. 멀쩡하게 생긴 얼굴을 하고서는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걸 보고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으며 루크를 보니 루크는 한 번 웃지도 않고 무표정이었다.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지민아."
"갑자기 무슨 한국말이야."
"김석진한테 가."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고작 짓거려댄게 이런거였다. 지민이 대꾸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완벽한 거절이었지만 태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안 가면 김석진 내가 죽여버릴거야. 그의 말에 지민이 별 미친놈 다 보겟다는 듯이 태형을 쳐다봤다. 너 정신 나갔어? 왜그래. 아마 이런 말을 하기 전에 태형은 부러 죽이는 게 아무렇지 않은 사람임을 사이먼과의 추억을 되세김하며 인식시켰을 게 뻔했다. 지민이 언성이 높아지자 루크가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대답해줄 수 없음을 알고 입을 닫았다.

안봐도 루크또한 다시 러시아로 보내버리려는 것을 눈치챈 지민이 으르렁거리며 한국어로 대답했다. 자꾸 그런 헛소리 짓거리면 내가 널 죽여버릴거야. 전부 알아들었을지 의문이었지만 꼭 마지막이라는 사람처럼 아련하게 저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어진 태형을 보아하니 알아들은 것 같아 보였다. 시카고에 도착하자마자 주택을 매입하고 정착할 준비만해도 바쁠텐데 김태형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소리를 하는 건지 지민은 머리를 감싸쥐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말 안해도 괴로워하는 걸 다 알면서 태형은 너무 잔혹했다. 전에도 몇 번 이런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민을 유독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배고파."
"그래."

인디애나 주 국도를 거쳐 이동하는 중에 아시아 퓨전 음식점앞에 멈춰선 루크가 지치듯 잠든 파이를 깨웠다.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을 하던 로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주차장에 내렸다. 뭐라도 먹자는 생각에 들렸지만 음식점이 유동이 많은 국도옆에 있는 것 치고는 너무 허름했다. 다 쓰러져가는 건물 안에 들어서서 낡은 의자에 앉아 종업원을 기다리니 카운터에 앉아있던 덩치 큰 남자가 로이 무리에게 다가왔다. 뭐 때문에 왔소? 그의 물음에 로이가 대답했다.

"지금 당장 시카고에 집 하나를 계약해줘. 넓을 수록 좋아."
"사례는?"
"충분히 쳐주지. 그리고 메뉴판 가져오지 그래? 우리가 일반 손님이었으면 어쩌려고."

남자가 웃었다. 일반 손님이 아니니까 그렇지. 루크가 놀라 로이에게 물었다. 의뢰팔이의 집인 줄 까맣게 모르고 있던 눈치였다. 태형을 흘깃보니 그도 들어오자마자 눈치챈듯 했다. 의뢰팔이들은 다들 하나같이 영업지에 신경하나 안쓰는 듯 했다. 사실 그들은 위장의 이유였지 어디 음식에 커리어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아마 남자는 창가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며 손질되어있는 잔디를 보고는 피식 웃는 저를 확인했을것이다.

"혹시 여기까지 와서 맛있는걸 원하는 건 아니겠지?"

남자가 스테이크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무렇게나 그을린 고기가 겉보기에도퍽퍽해보여 썩 맛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남자는 지민이 말 없이 식사를 하자 자리에 돌아가긴 했지만 내심 음식이 이상하진 않을까 신경쓰는 눈치였다. 그저 배를 채우려는 행동만 계속되자 침묵을 못 이긴 태형이 남자에게 물었다. 중국인 중매상 하나 모르냐고 묻는 태형을 흘낏 바라본 남자가 이내 신문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시카고에 거처를 옮기면서 시카고쪽에 있는 의뢰상인에게 가는거 아니야? 물론 드웍이 알선해준 사람이 있지만 태형과 지민, 그리고 루크는 그에게서 벗어날 예정이었다. 지민과 태형을 찾는 그들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드웍도 믿을만한 사람은 못되니까. 옛정을 생각하다 목이 잘려나갈 바에 그에게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소스, 왜이렇게 매워?"
"한국의 고-추장을 섞은 스페셜 소스지."
"젠장, 핫소스를 입안에 들이붓는 게 더 낫겠어."

파이가 얼굴이 달아올라 헥헥댔다. 소스는 패스하고 고기나 썰어야한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 고기도 뭔가 엄청난 게 있을까봐 쉽게 입에 대지를 못하다가 루크와 지민이 아직까지 말 없이 잘 먹고 있어서 그런지 입에 쑥 집어넣고 우적우적 씹어 삼켰다.

"내가 아는 사람중에는 중국인은 없어."
"...됐군."

남자는 갑자기 동양인 칭찬을 늘어놓았다. 젓가락을 사용해서 그런지 스나이퍼 솜씨는 세계에서 알아준다더라, 못하는 일이 없어서 정말 좋다더라 욕인지 칭찬인지를 구별못하는게 흠이었지만 얼굴을 보니 밝았다. 아마 순수하게 칭찬하고 있는 듯 했다.

네이선은 어디론가 전화하더니 불어를 사용하며 누군가와 친근하게 대화했다. 지민은 밥을 먹다 말고 마주앉아있는 태형을 흘깃 쳐다봤다. 분명 알아듣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는 듯 해서 물어보기에도 조금 뭐해서 무의미하게 고기덩이를 씹었다. 팁주기에도 아까운 솜씨군. 푸하하 웃으며 대화하던 네이선이 고개를 돌려 지민 일행에게 말했다. 돈은 됐어. 요리 정도는 찾아오면 가끔 해주지. 그의 말에 셋은 고개를 저었지만 그런 건 정신이 없어 캐치해내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임대주택 하나를 장기대여해준다더군. 대신 총질만 자제해주면 얼마든지 써도 돼."
"돈은 확인하고 주지."
"얼마든지."










-










'아무것도 기억하지마.'
'...'
'내가 다시 갈게. 그러니까 아무것도 기억하지마.'
'그게무슨...'
'잘가.'

지민아.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시트를 부여잡은 지민이 일어나 앉아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말을 하면서 지민을 순간 낭떠러지로 밀쳐내는 석진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헉헉대다가도 순간 차오르는 그리움에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제발 날 놔줘. 떨어져있을 수록 그리움이 밀려오는 건 매번 그 크기를 더해가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미친 척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해 봐도 만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 잠도 얼마 못자고 일어난 지민이 테이블에 있는 약을 입에 머금고 물을 더듬더듬 찾아서 마셨다. 아마 몇개월 간 꾸준히 먹지 않으면 몸에서 이상신호가 올거라고 했으니 싫어도 먹어야만 했다. 미미하게 남아있는 페인트냄새 때문인지 악몽을 꿔서 그런지 기분이 좋지를 않았다. 왜 그런가 헤아려보다가 관둬버렸다. 잠시 끊었던 담배를 꺼내들었다가 이내 바닥에 던져버린 지민이 피식 웃으면서 침대에 앉았다. 아직도 팔다리가 저릿한게 조금 힘겨웠다.

꿈에서 그를 만들어내는 게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꾸는 악몽 때문에 밤마다 자길 죽여달라고 빌어대는 꼴을 파이도 본 적이 있으니 계속 석진에게 돌아가라는 말을 하는 김태형도 제가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계속 재촉하는 것이리라. 마치 꿈에서 석진이 지민을 밀어버렸던 것 처럼.

현관문이 열리더니 밖에서 운동복차림인 루크가 새벽 바람과 함께 들어왔다. 로이 일어났어? 그가 묻자 지민이 거실에 서서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매번 점심즈음 일어나던 지민이 이상하게 깨어있다며 웃던 루크가 상의를 벗으며 샤워실로 향했다. 김태형이 루크가 새벽 항구일을 하느라 잠이 없다고 하던 게 생각이 났다.

"로이, 혹시 오늘 나갈거야?"
"특별한 일 없으면 계속 여기 있을거야."
"집 근처에 경찰들이 깔려있어. 행사가 있을거래."
"시끄러운데..."
"혹시 모르니까."

타월로 하체만 가리고 있던 루크가 휘적휘적 방으로 들어가더니 얇은 옷을 입고 나왔다. 그렇게 입으면 추워, 라고 하려다가 또 러시아에서 왔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오늘 태형이 네이선에게 다녀와 의뢰를 받아온다고 했으니 자동으로 루크와 지민은 일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집에서 음식따위를 해 먹거나 생각없이 티비를 시청하다가 질리면 책을 읽었다. 시카고로 왔으니 이 주변의 지리를 익혀둬야 생활이 편리했지만 그것보다 시끄러운 게 더 싫으니 당분간은 집에 처박혀있는 걸 면치 못했다.

오후 늦게 머리가 산발이 된 파이가 휘적휘적 들어오며 식탁에 있던 빵 하나를 입에 물고 소파에 앉았다. 피곤해. 시카고의 지리가 복잡해서 한참 애를 먹었다. 역시 주를 이동하며 사는 건 골치가 아픈 일이었다. 주마다 법이 다르니까 돌아버리겠군. 하다 언제 법같은걸 지켜봤냐고 자조하며 빵 한점을 베어물고 머그컵에 맥주를 조르륵 부었다. 대낮부터 맥주 냄새를 풍기는 파이 때문인지 루크가 다가와 파이의 머그컵을 빼들었다. 제발 평범하게 먹어. 조금 있다 먹을 걸 좀 해올테니까. 제법 단호하게 말하는 루크 때문인지 미묘한 표정으로 그의 내려깐 속눈썹을 응시하던 파이가 입을 가로로 길게 다물었다.

"김태형. 메일로 드웍한테 연락이 왔어."
"...망할 할배. 이메일 아직 안 바꿨어?"

태형이 신경질스럽게 묻자 지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분명 드웍에게 온 메일이 맞는데 드웍이 보낸 것 치고는 좀 이상한 구석이 몇 개 있어서 말 없이 그것을 응시하자 그제서야 태형이 관심을 가지고 뒤에 서서 허리를 숙였다. 드웍치고는 이상해. 알파벳을 소리나는 대로 써서 당황하게 만들거나 이상한 말을 쓰기도 해서 그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 메일은 이상하게도 그런 건 없었다. 갑자기 정신이라도 차린건가. 가만히 이메일을 읽어보던 지민이 사색이 된 채로 노트북을 닫았다. 일상적인 안부에 대한 이야기라도 절대 이 메일은 드웍이 아니었다.

"그가 우릴 쫓고 있어."
"누군데?"
"날 훈련했던 사람."
"그 요란한 대가리군."

일본 한인 3세로 트룰린들이 도망쳐나온 후 엘레나와 함께 다니던 젊은 훈련관 하나가 있었다. 특이한 머리색에 같이 훈련받던 동료들은 하나같이 전부 두려워하던 사람. 누군가는 그가 약을 하는게 아니냐고 했다. 알게 뭐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지민은 엘레나가 죽은 후 그를 보지 못했지만 그가 아직도 트룰린들을 쫓고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분명 그가 지민을 훈련시켰기 때문일지도. 그는 아마 자신이 엘레나킴을 배신하고 트룰린들과 함께 도망쳐버렸다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던 그녀를 끝내 지키지 못한 건 박지민이었으니까.

다행히 아이피를 우회해서 메일을 보내고 확인해서 정확한 위치를 밝히는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테지만 사토우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드웍에게 찾아갔다면 드웍이 살아있을지 의문이었다. 광적으로 생명에 대해서 감각이 없는 사람이니 위치를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아마 시카고에서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거처를 옮겨야 할 수도 있었다. 은행에 돈이 얼마나 남았지? 지민이 묻자 태형이 한숨을 쉬며 전화를 걸었다. 아마 이번 일 끝나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거야. 이 번에 한국에 일이 생겨서.

"무슨 일인데?"
"스파이 잡기."
"...혼자?"
"돈 많은 한인 청년 사업가로 가는거야. 한국은 총기소지가 불법이니까 목숨 걸 일도 없고. 뭐, 변수가 생긴다면 죽이기야 하겠지."

태형은 위조여권을 꺼내들고 미소지었다. 널 그렇게 힘든 곳에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태형이 쓰게 웃으며 지민의 손등 위를 쳐다봤다. 어찌나 독에 힘들어 했는지 손부터 시작해서 목 부근까지 멍이 들어 있었다. 그것을 안쓰럽게 바라보자 지민이 본능적으로 제 손을 뒤로 감췄다. 본인 아픈 건 꼭 티내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에 태형이 조금 서운한 듯 한숨을 쉬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 뒤로 간단하게 음식을 해서 돌아온 루크가 둘을 불렀다. 아침이라 간단하게 토스트와 샐러드가 전부였다. 그래도 집주인이 사정을 알고 음식을 조금 채워놓고 간 게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오늘같은 소란스러운 거리에서 경찰들을 피해 마켓에서 헤맬 뻔 했다.

태형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 궁금한 건 없지만 괜히 호기심이 생기곤 했다 거의 5년 넘게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데 부모님과 함께 한국여행을 왔던 게 얼핏 떠올라서 반드시 혼자서 다시 올 거라고 다짐했었다. 겨우 문 밖을 나서면 영어 뿐인 타지에서 우리 집이라는 작은 한국에 만족하고 있다가도 주위 모든 사람들이 한국어를 쓰고 있는 나라에서 평범하게 살고싶은 로망정도는 늘 가지고 있었으니까.

"선물은 뭐가 좋을까."
"돈이 좋겠네."
"겨우 돈 뿐이야?"
"사진이나 많이 찍어와."

사진이 취미인 젊은 사업가가 좋겠군. 심심하면 혼자 돌아다니면서 사진이나 찍어와야겠어. 태형이 요즘 카메라가 얼마나 비싼지 연설하며 나른한 얼굴을 했다.










시카고는 아직도 마피아 잔챙이들이 판치고 있어서 갑자기 총맞고 돌아와도 이상할게 없다. 루크가 서툰 실력으로 느린 인터넷을 붙잡고 씨름중이었다. 그건 루머같은데? 할 일이 없으니 인터넷서핑이라도 해야겠다고 난리였는데, 어디 자기도 한 번 볼까 하며 모니터를 들여다봤는데 죄다 러시아어였다. 그냥 말을 듣는 편이 낫겠다며 방금 전부터 줄곧 그의 옆에 서서 다리를 흔들흔들 거리고 있다보니 지루함이 쏟아졌다. 태형은 이미 출국해서 이메일로 잘 도착했다는 내용과 함께 공항 사진을 보내왔는데 지민과 루크는 자고 일어나서 밥을 먹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떼우는 것이 전부였다. 그 전까지도 이런 일이 많았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심경이 변했는지는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직 갑작스런 경련을 일으킬 가능성이있다고 주의하라는 주치의의 말에 지민은 군말 않고 근신중이었다. 이런 성분을 몸에 주입하고 살아있는 게 용하다고 혀를 내둘렀을 때 어찌나 간담이 서늘한지, 일단은 언제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라는 소리인줄 알고 유서라도 써 놓을까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 날 밤, 카림에게 죽여달라고 애원했었는데 또 이렇게 살아 있는 걸 보니 생명하나는 끈질겼다. 사실 죽여달라고 항상 애원했지만 그럴 용기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었으니까.

"루크, 산책 좀 다녀올게."
"같이 가."

루크가 꽤 귀여운 표정으로 푹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말투도 서툴어서 밖에 나서는 걸 꽤 좋아하지 않지만 지민과 태형이 함께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지민은 옆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군말 않고 들어주는 편이었으며 태형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사람을 즐겁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일단은 누군가가 있는 편이 쓸쓸하지 않으니까.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들밖에 없었다.

마당을 지나 보도블럭을 밟으면서 힐끔 옆을 본 지민이 히죽대고 있는 루크에게 물었다. 너 요즘 태형이랑 무슨 일 있어? 그 말에 눈을 미묘하게 뜨고 지민을 바라보는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입을 열진 않았다. 태형이 지민을 사랑하고 있다고 대신 말해줄 수도 없지 않은가. 심지어 루크는 태형이 추운 겨울 동상에 걸릴것같은 옷차림으로 쓰레기통이나 뒤져 먹는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부터 그를 사랑했다. 그가 표정없이 제 고용인을 깔끔하게 죽여버리고 영하의 바다속으로 집어넣었을 때에도. 180도 작은 키에 속하는 사람들 속에서 영원히 덜 자랄 것 같은 아이를 데려왔을 때 그는 후회했다. 자기보다 몸집이 배로 큰 남자들의 숨통은 잘도 끊어버리면서 고작 자기만한 나를 보며 앞으로 함께 살자는 말을 못해 짐가방을 던져주고 따라오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었지. 러시아는 동성애에 대해 엄청난 반감을 표하는 나라였지만 그는 러시아인도 아니었고 파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려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었다면 아마 이런 식으로 괴로워하지 않았겠지. 어찌됐건 로이와 파이는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한낯 제 감정으로 이들 관계를 망쳐버리고 싶지 않았다.

"로이. 로이는 사랑하는 사람. 있어?"

루크는 그의 미묘한 옆모습에서 아마 유스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더 힘들다는 것도. 이기적인 마음에 질문을 던진 루크가 뒤늦게 후회했지만 지민은 가만히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아주 예전에... 거기까지만 입을 열었다. 옆에는 거대한 공원이 있었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소란스러운 공간으로 시선을 옮기자 지민의 돌아간 정수리를 내려다보던 루크가 웃었다. 미워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평범한 일상도 공유하지 못하는 삶은 조금의 새로움도 누군가에게는 위협이다. 어느 순간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있어도 그 이유를 물어볼 수가 없는 관계. 그래서 그들의 관계에서는 어느 누구하나 힘을 쓸 수 없었다. 누구는 평생 쫓지 못할 마음이 될 것이고 누구는 접어야할 마음이 될 거니까. 그래서 미련을 못 놓겠는거다. 이 불안한 생활이 계속될 수록 그게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게 뭐든.

"안녕하세요."

루크와 지민에게 한 금발머리 여성이 다가와 물었다. 저 학교 학생인가요? 그 말에 슬쩍 주변을 둘러보니 대학교 근처인것 같았다. 다른 말을 하기가 뭐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여자는 대화의 물꼬를 튼 것에 감격했는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바로 얼마 전에 황랑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사람의 머리통을 관통시키고 독에 취해 죽여달라고 애원했던 일상과는 다른 세상에서 온 듯 했다.

조깅을 하는 사람이 지민과 루크쪽으로 휙 지나가 시선을 빼앗겼던 여성은 다시 지민에게 말했다. 이 학교에 입학절차를 밟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시골 마을에서 후원을 받아 왔다며 기분이 좋아서 누굴 잡고서라도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지민이 웃으며 축하한다고 했다. 여자의 이름은 엘레나였고 키가 아담한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다.

"내 말 들어줘서 고마워요."
"천만에요."
"부모님은 눈으로 듣는 분들이시거든요. 이 기분을 당장 표현하고싶지만 그럴수 없었어요."
"부모님은 듣지 못하시는 게 아니라 엘레나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 많이 보실 수 있으신거에요. 아마 엘레나가 기뻐하는 모습만 보셔도 눈치채실거에요."
"정말 고마워요."

고맙다고 몇 번이나 중얼거리면서 지민을 응시하다 옆에 서 있는 루크에게도 감사하다며 나중에 학교에서 반드시 다시 볼 수 있기를 빌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웃던 지민이 무심코 돌아본 루크의 표정은 미묘했다. 익숙하다는 듯 함께 행복을 빌어주는 지민과는 다르게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듯 잔뜩 긴장한 모습에 지민이 루크의 등을 툭툭 쓸어줬다. 아직 익숙해져야할 감정이 산더미처럼 많았다. 누군가와 기쁨을 나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다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해. 지민은 떠오르는 감각들을 죽이며 크게 호흡했다.

외출은 길어지지 않았다. 지민의 숨이 짧아지는 것을 느낀 루크가 코스를 돌려 다시 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숨쉴 수 있는 그 대가가 이런 것들이라면 과연 그 여자처럼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제가 생각하는 평범한 것들과 다른 삶은 특별해질 수 있을까. 집으로 들어서서 약을 찾는 지민을 부축하며 그를 방으로 이끌었다. 지민의 온 몸이 딱딱하게 굳으며 사지를 비틀었는데도 불구하고 아프다는 소리하나 없이 수십 개의 알약을 삼키며 가쁜 숨을 쉬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한계가 거기까지였네. 애써 웃으며 어리석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했다.

"로이. 네 잘못이 아냐."
"..."
"파이에게 고통은 나누면 줄어든다고 배웠어."
"김태형, 이상한걸...가르치고 있어."

이런것들밖에 모르는 나에게라도 네 고통을 나눠줘. 루크의 말이 끝나자 지민이 그가 습관처럼 유스의 이름을 뱉으며 울부짖었다. 현관에 설치된 침입 방지 센서가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
지민=로이
석진=유스
태형=파이
정국=루크
남준=카림, 마살루
호석=제이
윤기=사토우

앞으로 정국이 실제 본명도 나올거긴 하지만 이름이 많이 헷갈리니 다시한번 백업!

가끔 다른이름으로불리는건 그때그때 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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